
2009년 11월 1일
서양의 성과 풍속의 역사
부산대학 사 범 대
200538162 교육과 권 영 화
유 언 장
훗...우습다...드디어 내게도 때가 온 것이란 말인가. 인정하기 싫다. 아니 인정할 수 없다. 모든걸 거부하고만 싶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이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할 것 같은 이 기분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돌이켜보면 지난 내 인생 20년...사고로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하며 자살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그 누구보다 오래 살겠노라고 큰소리치던 내가...지금 이렇게 마지막 유언의 글을 남기고 있다니...이 무슨 신의 장난이란 말인가...
한숨만 나온다. 아직 못다한 일들이 많은데...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누가 그랬던가. 내일 죽어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웃음만 나온다. 세상과 이별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사과나무를 심겠다...난 그런 성인군자가 못 된다. 그 말을 한사람도 과연 진심이었을까. 그 사람은 어찌도 죽음을 그리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있단 말인가.지금의 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더 살 수 없을까 걱정인데...후...어렵다.
왜 이제야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걸까. 산다는 것...그것이 정말 행복한 순간인 것을...왜 진작엔 알지 못했을까. 어제 ‘쏘우2’라는 영화 한 편을 보았다. ‘직쏘’ 라는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그는 범죄자들만 골라서 게임이라는 방법으로 그들을 제거해 나간다. 그가 경찰에 잡혔을때 진술했던 말들이 떠 오른다. ‘죽음을 선고 받았을때의 심정을 아는가?’
그는 암 말기 선고를 받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살아남았고 그때부터 세상사람들에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닫게 하기위해 게임이라는 방식으로 세상 사람들을 심판한다. ‘삶이 라는 것에 곰곰이 생각해본적 있는가?’ ‘세상 사람들은 산다는 것에 감사할 줄 모르고 산다’. 그가 형사와의 대화에서 던졌던 말들이다.
나는 어떠한가. 지난 20년...돌이켜보면 나도 직쏘의 말에는 뭐라 할 말이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태어나...이곳의 생활방식을 익히고 본분에 맞는 생활만 하며 살아왔을뿐...어렸을때는 친구들과 노느라 바빴고, 학생이 되어서는 입시준비 하느라 공부에만 몰두했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역시 노느라 정신 없이 살아 오지 않았던가. 내 진정 20년 인생에 삶에 대해 진정으로 고민하고 잠시라도 감사해본 적이 있었던가. 아니...단 한번도 없다. 후회스럽다.왜 진작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어릴적 기억이 떠오른다. 점심만 먹으면 늘 놀이터로 향했던 나. 먼저 와서 놀고 있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놀이, 흙장난, 어떤날은 싸움도 하며 그렇게 지냈었지. 초등학교 시절. 어쩌면 내 인생의 첫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를 잘 이끌어 주신 나의 은사님...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 얼굴이 떠오른다. 복녀 선생님...말 많고 수업시간에 떠들기만 했던 나를 활달하고 사교적이라며 칭찬해주셨던 그분. 고민이 있으면 늘 나의 고민상담을 해주시던 그분. 선생님처럼 훌륭한 교사가 되고싶다던 내게 ‘넌 선생님 보다 더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을 거야’ 라며 다독여주시던 나의 은사님. 초등학교 졸업식날 내게 공책 한 권을 쥐어주시며 ‘다음에 꼭 훌륭한 교사가 되어서 선생님 찾아와야 된다.’ 라고 말씀하셨던 그날을 전 아직 잊지 못합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내 소중한 친구들...무수히 많은 친구들과 인연을 만들어 갔지만 누구보다 난 너희셋이 있었기에 무엇보다 든든했다. 내게 진정한 친구가 몇 명이나 되냐고 사람들이 물어오면 난 늘 너희들을 떠 올리며 자신있게 세명이라고 말하곤 했었지. 미령아!! 성준아!! 철민아!! 내가 너희들에게 받은 건 많지만 정작 내가 해준건 없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만 자꾸 생긴다. 언젠가 내가 웃으며 말했었지. 우리 100살까지 살다가 다같이 한 번 만나서 여행이나 떠나자고...그 약속...지키지 못 할 것 같아서 정말 미안하다. 너희들과의 추억...소중한 시간들...죽어서라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우리 이 세상에서 지키지 못한 약속...다음 세상에서 꼭 지키도록 하자. 많이 보고 싶을거다...자식들...정말 고마웠다...그리고 고맙다...
무엇보다 소중한 나의 어머니, 아빠, 그리도 동생 정호...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존경하는 아빠!! 어렸을땐 절 호되게 혼내시는 아빠가 미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감사합니다. 잘못된 길로 빠질뻔한 절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셨죠. 그때가 생각납니다. 가정용 DDR이 한창 유행할때...친구집에서 재밌게 놀다오면서 속으로 전 생각했었죠. ‘나도 아빠한테 DDR사달라고 해볼까’.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았기에 말못하고 있던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죠. “영화야. 요즘 다른 애들은 DDR이 재밌다고 사달라고 막 그런다던데 넌 안 그러냐? 아빠가 하나 사줄까?”. 아, 갑자기 왜 눈물이 나오죠...그때의 그 기쁨...고마움...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고3시절, 어머니와 크게 싸웠던 제게 오셔서 무슨 일이냐며 물으실때...전 속으로 ‘아빠한테도 또 혼나겠네.’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빠께서는 제 얘기를 차분히 들으시더니 제게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셨죠. 그리곤 저로 하여금 반성하고 어머니와 화해하게끔 해주셨죠. 그때처럼 아빠가 위대해 보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작정 화내시지 않고 대화로 절 상대해주신 아빠!! 전 당신을 너무도 존경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지난 세월동안 그 누구보다도 어머니와 가장 많이 싸웠던 것 같습니다. 얼마나 속이 많이 상하셨겠습니까.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은데 그때마다 공부하라고 제게 말씀하시던 어머니가...그때 그 시절에는 얼마나 미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젠 아닙니다. 어머니의 잔소리, 사랑의 매...그것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제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요. 늘 속만 썩이다가 철들고 나서야 당신의 존재가 새삼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얼마전이었죠. 주말에 집으로 내려가 이른 새벽인데도 잠에서 깨어 절 반겨주시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제가 끌어안으며 “어머니, 사랑해요” 라고 말하자 어머니께서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셨죠. 별거 아닌 한마디...왜 진작 하지 못했을까요. 언젠가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죠. 사람들은 사는 동안 아무리 좋은말을 해도 다 하지 못하고 죽는다고...사랑한다는 그 한마디...왜 저는 이리도 늦게 그 말을 했던걸까요. 하지만...말로는 표현하지 못했지만 전 늘 속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귀여운 동생 정호야!! 너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더 드는 것 같다. 형이 어릴적, 너가 말을 안들을때면 늘 너를 때리고 구박하곤 했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내 스스로가 어쩜 그럴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만 자꾸 든다. 그래서인지 형은 너가 해달라는건 뭐든지 다 해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여름방학때 형이 아르바이트했던거 기억하지? 너에게 밥한끼 사주고 영화 한편 같이보고 다음날 학교 때문에 바로 부산으로 올라가버렸었지. 뭔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어쩔 수가 없어 집을 나가기 전 너에게 용돈하라며 2만원정도 쥐어줬던게 기억난다. 큰 돈이 아니었지만 너무도 기뻐하던 니가 형은 정말 고마웠다. 그리곤 월급을 받을때마다 너에게 부모님 몰래 용돈을 조금씩 쥐어줬었지...형이 대학교 다니느라 집에 자주 못가는데 가끔 형이 보고 싶다며 전화하던 너가 생각난다. 그다지 잘해준 것도 없는데 왜 날 그리도 보고 싶어 한거냐...그때마다 정말 나라는 존재를 느끼게 해준 너에게 너무도 고마운 마음뿐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지금 이 순간...그냥 너 한번 꼭 안아보고 싶다. 못난 형 잘따라 줘서 정말 고마웠다.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영어교사 되어야지? 형이 못다 이룬꿈 너가 꼭 대신 이뤄주길 바란다. 사랑한다 정호야!!
후...눈앞이 흐리다...눈물만 자꾸 난다...지금 이 순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날 사랑해준 사람들이 차례차례 떠오른다. 내게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합니다 라는 한마디만 해주고 싶다. 지난 인생 20년...후회는 조금이지만 아쉬움은 왜 이리도 큰건지...염라대왕에게 부탁하고 싶은 심정이다. 몇일만 더 말미를 달라고...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 그리고 알게 모르게 스쳐지나간 모든 당신들...
삶이란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해주고 싶다.
나 권영화...당신들 모두를 사랑합니다...
2009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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